전체 글9 결혼이야기 (Marriage Story_ 2019) 1. 이혼으로 시작하는 결혼이야기 영화는 니콜의 장점을 말하는 찰리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이혼 전 조정절차로 찾은 부부 상담센터에서 니콜은 끝내 적어온 찰리의 장점을 낭독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 영화는 가볍게 이야기하자면 전도유망했던 여자 배우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출산과 육아를 하는 동안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렸다가 이혼과 함께 다시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반대편에서 보면, 재능 있는 남자가 이른 결혼을 통해 안정과 생기를 얻고, 그 기운으로 커리어를 쌓고 원하는 대로 승승장구하며 바람도 피우고 살다가, 끝내 이혼을 당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자의 결혼과 남자의 결혼, 여자의 육아와 남자의 육아, 여자의 일과 남자의 일. 그 차이와 괴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그리고 능력만 있으면.. 2021. 7. 7. 두 교황 (The Two Popes. 2019) 타협한 것이 아니라 변한 것입니다.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주연: 안소니 홉킨스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 조나단 프라이스 (교황 프란치스코 역) 1. 콘클라베 교황을 선출하는 절차를 '콘클라베'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흰 연기가 나오면 새 교황이 선출된 것이고, 검은 연기가 나오면 투표가 무위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들이 투표를 하고 77표 이상을 얻어야 교황으로 선출된다. 교황 사후 15일 이내에 투표를 해야 하며, 선대 교황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새 교황이 선출된 것은 역사상 단 2번뿐이다. 그중 한 번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를 교황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니, 서로가 서로를 Pope라고 부르는 전례 없는 사건이 일어났고, 바로 그 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두 교황.. 2021. 7. 6. 아비정전 _ 1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 빰빰빰빰빰빰♬ 1. 너무나 유명한 두 장면 1960년 4월 16일 3시 1분 전. 아비와 수리진이 함께 시계를 본다. 그리고 그 유명한 대사. 너와 나는 1분을 같이 했어. 난 이 소중한 1분을 잊지 않을 거야. 지울 수도 없어.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렸으니까." 하비에르 쿠가의 "Maria Elena"에 맞춰 아비가 맘보춤을 춘다. 빰.빰빰빰빰! 특별히 왕가위가 아니더라도 홍콩 영화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 두 장면으로만 이 영화를 기억한다. 그러다 보니 나는 다시 보기 전까지 이 영화가 장국영과 장만옥의 로맨스 영화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어떤 오해를 가진 상태로 영화를 보는 건 의외로 좋은 경험이다. 모든 영화가 반전 영화가 되는 경험이랄까. 2. 그 시절의 홍콩 영화. 1990년대 홍콩 .. 2021. 7. 5. 이전 1 2 다음